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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국제 2025년 상반기

독일 극우정당은 권력에서 밀려났지만 AfD는 이제 강력한 세력이다

by tekjiro04 202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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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 공동 대표인 앨리스 바이델이 일요일 베를린 선거 후 당 본부에서 독일 국기를 흔들고 있다.

 

독일의 정치 시스템은 극단주의자들을 배제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독일은 한때 소외됐던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확고히 자리 잡으면서 우경화된 새로운 정치 현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예측대로 독일의 주류 보수당은 일요일 선거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으며, 공식 잠정 결과에 따르면 차기 정부 구성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AfD는 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결코 가벼이 볼 결과가 아닙니다. 비록 최종적으로 집권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이 당의 영향력은 크게 확대될 것입니다. AfD는 2021년 선거에서 10.3%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후 지지율을 두 배로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역사상 극우 정당이 이처럼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얻은 최초의 사례입니다. 또한 독일 연방의회(Bundestag) 내 의석 수도 크게 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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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는 동독 지역에서 특히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으며, 이 지역은 오랫동안 이 당의 거점으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하지만 정체된 경제와 높은 실업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독의 겔젠키르헨 같은 산업 도시와 미군 기지가 밀집한 카이저슬라우테른 지역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확보했습니다. AfD의 공동 대표인 알리스 바이델은 일요일 저녁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베를린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습니다. 우리는 두 번째로 큰 세력입니다”라며 환호했습니다. 

베를린에서 열린 극우 진영의 선거 파티 현장 분위기는 출구조사 결과가 화면에 처음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참석자들은 독일 국기를 흔들며 기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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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U 지도자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일요일에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당 본부로 들어갔다.


한편, 기독민주연합(CDU) 대표이자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승리를 선언하며 선거 과정에서 AfD를 지지한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의 선거 개입을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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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는 “이번 개입은 모스크바의 개입만큼이나 심각하고 충격적이며, 궁극적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AfD는 2013년 유로존 정책에 반대하며 창당된 이후 독일 정치의 변방에 머물러 왔습니다. 나치의 역사적 상처를 가진 독일 사회에서 극우 정당은 오랫동안 경계의 대상이었습니다. 

AfD는 2017년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으나, 반이민·반이슬람이라는 강경한 입장으로 전통 언론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이 당이 처음으로 총리 후보를 출마시킨 선거이기도 합니다. AfD는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뜻하는 ‘재이주(remigration)’를 주장하며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 정책은 나치 시대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독일 당국은 이 당을 극우 세력으로 의심하고 일부 조직을 감시 대상에 올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AfD는 현재 독일 최대 야당으로 자리잡아 주요 정치 세력으로 부상했으며, 주류 정당들이 AfD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당은 독일 내 주요 쟁점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며, 기존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표심을 지키기 위해 더 적극적인 대응을 고민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AfD의 부상은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합니다. 네덜란드,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극우 정당들은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집권에까지 이르렀습니다. 

AfD가 연방의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얻게 됨에 따라 “이제 주요 정당들에 더 강력한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키일대학교 비교정치학 강사 젬마 루메스는 말했습니다. 루메스는 “지지율 상승으로 인해 AfD는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들에 대해 더 과감하게 발언할 것이며, 이는 기존 정당들이 꺼리는 주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독일의 주류 정당들이 AfD의 집권을 막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맺은 ‘방화벽’ 협약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입니다. AfD 청년조직인 ‘청년 대안(JA)’의 대표 하네스 그나우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방화벽은 무너질 것”이라며 확신을 보였습니다. 

메르츠가 지난 1월 AfD의 지지를 받아 이민법을 통과시킨 결정은 그의 향후 정치 행보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런던 소재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유럽 프로그램 책임자 아르미다 반 레이는 CNN에 “AfD와 협력하는 것은 과거에는 절대 금기시되던 일인데, 이번 조치는 독일 정치에 큰 변화를 가져온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이미 방화벽에 균열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5년, 10년, 혹은 15년 후에는 이 방화벽이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이는 처음에는 지역 차원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도 정당들이 직면한 진짜 문제는 유권자들의 진정한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며, 극우 정당의 입지만 강화시키지 않으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AfD는 이미 2029년 차기 선거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그때쯤에는 방화벽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네스 그나우크는 “이번 선거 이후 이른바 ‘방화벽’은 무너질 것”이라며 “메르츠 이후에도 CDU는 존재할 것이고, 결국 AfD와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바이델은 월요일 기자회견에서 “메르츠는 여전히 AfD에 대한 차단 전략을 유지하려 한다. 우리는 이러한 차단이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백만 유권자를 아무 이유 없이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메르츠의 보수 회귀 전략, 위험을 안고 있다

메르츠는 차기 정부 구성을 추진하는 동시에 CDU의 새로운 노선을 설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CDU는 독일 전후 역사에서 꾸준히 주요 정당으로 자리해왔으며, 동서독 통일을 이끈 당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난 집권 이후 독일 정치 지형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 ‘개방적인 이민 정책’으로 대표됐던 CDU는 이제 메르츠의 지도 아래 보수 본연의 색채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극우 AfD의 부상에 대응하려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CDU의 우경화 시도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AfD가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으며, 동시에 CDU의 중도 성향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도 큽니다. 루메스는 “이 결정은 매우 위험성이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녀는 “AfD는 현재 이민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다루는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CDU가 이 영역으로 들어서려 한다면, 결국 유권자들은 CDU를 AfD의 ‘가짜 버전’으로 인식할 위험이 있다”며 “유권자들은 AfD가 이민 제한에 진심이라고 믿고 있지만, CDU에 대해서는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메르츠가 이끄는 차기 정부는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SPD는 이전 연립정부를 주도했으며 이번 선거에서는 3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두 정당이 외교 정책 등 핵심 이슈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연정 구성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새 정부 역시 이전 정부처럼 내홍에 시달리거나 실질적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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